"여보! 산수 문제 낼 테니까 한번 맞춰 봐! 100 곱하기 100 은 몇일까? "
"만!"
"맞았어! 그럼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 곱하기 100은 몇일까?"
"음.. 잠깐만... 억?"
"아냐..배꼽에서 피나! 배꼽파고 배꼽파고 배꼽파고 배꼽파면 피가 나와!"
"우와...정말 배꼽에서 피나겠네..호호호"
며칠 전, 아내는 오래된 이 우스개에 웃어주면서 좋아라 합니다. 사실 어떤 유머를 해줘도 아내는 재미있다고 해줍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착각(?)했지요. 이 착각 덕분에 현재 유머코치로 활동하고 있으니 아내의 반응이 고맙기만 합니다! ㅎ
유머감각이란 사람을 웃게 하는 능력이라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를 보면서 진정한 유머감각은 웃기는 능력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즐겁게 받아주고, 반응해 주면서, 웃어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구에서 투수처럼 잘 던져서 웃기는 유머감각도 있습니다. 반면 포수처럼 상대의 말을 잘 받아서 웃어주는 유머감각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 던지지 못한다면 잘 받아서 웃어주는 포수같은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웃기는 것은 사실 타고난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잘 받아서 웃어주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으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말로 웃기는 것보다, 귀로 웃기는 것이 품이 적게 듭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들어주고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웃길 수 있습니다. 끝까지 들어주면서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고수가 됩니다.
자..유머감각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귀를 열고 상대의 말에 기분좋게 반응해보자구요. 귀를 연다면 1초만에 유머고수가 될 겁니다. 그럼 대화의 고수를 되어 사람을 끌어당기는 인간관계의 지존이 될 겁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