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옛날 이웃에 살던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4년 만의 만남입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그 아주머니가 우리집 강아지 사랑이를 보더니 말합니다.
“사랑이도 오랫만이네. 근데 사랑이는 죽지도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었네!”
허걱! 뭐 이런! 깜짝 놀란 아내가 얼른 자리를 피합니다. 그러더니 정말 오랫만에 아내가 분기탱천합니다.
“아니 어떻게 남의 강아지를 보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죽지 않고 살아있다니! 이제 9살인데! 살다 살다 별 재수없는 말을 다 듣네!”
“그러게 말야. 입이 방정이고 주접이네”
아내 기분을 맞춰주면서 달랬습니다. 말 한마디가 저주가 될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재수없음을 넘어 재앙급입니다.
오래 전 예화가 떠오릅니다. 신이 인간의 혀를 만들고 조심히 사용하라 했지만 말실수가 잦았습니다. 그래서 말하기 전에 최소한 3번 생각하라고 담벼락을 세웠지요.
첫번째는 이빨 담벼락!
말하기 전에 이를 악물고 생각해보라는 의미입니다. 나쁜 말이 단단한 치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입술 담벼락!
혹시라도 치아를 넘어온 말을 다시한번 입술을 다물고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세번째는 손 담벼락.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없는 말이 입밖으로 튀어 나오려하면 손으로 입을 막으라는 것입니다.
아내와 그 아주머니 뒷담화를 실컷하고 나서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혹시나 나또한 말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기분이 섬뜩해집니다. 자나깨나 말조심입니다.ㅎ